[영화 리뷰] 왓치맨

 

제목 : 왓치맨 (Watchman)

감독 : 잭 스나이더

출연 : 잭키 얼 헤일리, 제프리 딘 모건, 빌리 크루덥, 말린 애커맨, 패트릭 윌슨, 매튜 구드

정보 : 액션, 미스터리│미국│161분│2009-03-05

글쓴이 평점 : ★★★★ (8점)

 

여느 히어로 영화들처럼 이 영화도 이름에 ~맨을 붙인 왓치맨이다. 사회를 감시하는 감시자들을 의미하는 왓치맨은 이름만 보면 흔한 영웅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지만 그런 단순한 히어로들이 아니었고 그런 히어로 영화가 아니었다. 다른 히어로들처럼 그들은 실제 무지막지한 초능력을 쓰는 히어로들이 아니다. 그저 같은 인간일 뿐이다. 그런 인간들을 통해 이야기하고지 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이 왓치맨의 이야기는 앨런 무어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다. 워낙 원작이 완성도가 높아 인기가 많으니 이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도 많았던것 같고 영화가 개봉하고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던것 같다. 나는 그 만화를 보지는 않아서 원작과 영화의 비교는 어렵겠지만 영화만을 놓고 보았을때의 감상을 적어보려 한다.

확실히 이 영화는 DC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다크나이트에서도 느꼈던, 그리고 최근에는 배트맨 vs 슈퍼맨에서도 느꼈던 그 차분하기도 하고 암울하기도 한 분위기 말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영화의 이야기는 과거의 회상과 현재의 이야기들이 번갈아가며 반복된다. 더욱이 나는 애니메이션도 추가된 최종판으로 영화를 보았는데, 그 러닝타임은 3시간이 넘어간다. 과거의 회상과 현재의 이야기들이 반복되는 그 이야기들이 많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코미디언이 죽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이곳저곳을 누비는 로어셰크의 현재의 이야기와 그들이 과거에 지내온 길을 보여주는 과거의 회상씬.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왓치맨은 단순히 선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해 가면서도 악을 물리치려 하는 전형적인 히어로들이 아니라 왓치맨으로서 그들은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고 또 다른 사랑이 있고 가치관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담아내면서 영화는 미국 사회의 그 시대상을 표현해내고 있다.

정의라는 것을 위해 묵인되는 폭력과 감시의 행태. 그런 모습들은 최대강국이라하는 미국에게는 어찌보면 묵인되는 모습들이었다. 물론 그것들이 영화나 소설들을 통해 가상의 이야기로 꾸며지긴 하지만 우리들은 그 가상의 이야기들이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우리들에게 과연 그 모습들이 정당한 것인가?하고 영화는 물음을 던지고 있는 듯 했다. 각자 다른 이야기들을 갖고 있는 왓치맨들을 통해 영웅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될 수 있는 행위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베트남 전쟁, 냉전시대의 원자 폭탄을 둘러싼 미소 관계 등 미국 중심의 세계 역사를 담아내면서 이러한 내용들 또한 히어로들의 이야기와 함께 사실과 가상의 공간을 허물어 버린다.

꽤 긴 러닝타임 속에 많은 이야기를 넣은 이 영화는 감독의 의도를 잘 표현한 영화 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내용이 과하게 느껴지기도 하면서 지루함과 함께 영화를 한번에 다 이해하기란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작을 읽어보지 않고 영화를 한번 보는 것으로 이 방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느끼긴 힘들것 같았다. 액션이라든지 화면의 구성이라든지 조금 잔인하다는 것만 빼면 참 볼만한 영화이긴 했지만 영화만으로 즐기기에는 좀 과하다 싶었다.

사진 출처 - daum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