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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터널 (Tunnel)
감독 : 김성훈
출연 :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정보 : 드라마│한국│126분│2016-08-10
글쓴이 평점 : ★★★★☆ (9점)
인천상륙작전, 부산행, 덕혜옹주, 제이슨본,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 대작영화들이 극장가에서 경쟁하는 지금, 또 하나의 영화가 개봉했다. 8월 10일 국가대표2와 함께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영화 '터널'이다. 하정우의 이름값 때문인지, 다른 경쟁 영화들이 이미 개봉한지가 좀 되어서 힘이 빠진 탓인지 개봉 첫날 영화 터널은 37만명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였다. 방학인만큼 관람한 오늘도 상영관은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영화는 초반부터 바로 터널로 들어가 사고가 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기존의 한국 재난영화들이 초반의 이야기를 가족들과 주변 인물들의 갈등과 관련된 이야기로 채운 것과 비교해 빠른 재난을 시작함으로써 그 속도감을 높였다. 이런 구성은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부산행에서 느껴본 바 있었다. 이렇게 영화 초반부터 터널에 갇힌 하정우는 자신의 핸드폰으로 119에 신고를 할 만큼 자신의 상황에서 최대한 살아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는 그를 구조하기 위한 터널 밖의 모습들과 갇힌 터널 속에서 살아남고자 열심히 노력하는 하정우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재난의 구출 과정과 그 안에 담긴 갈등의 모습들을 보여주게 된다.
터널 안에는 분명 사람이 갇혀있다. 하지만 그 안에 진입하기는 어렵고 그 안에 몇명이 갇혀있는지도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 이런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모습들은 비록 영화이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들을 반영한다. 이 영화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자꾸만 몇년 전의 큰 사건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그 만큼 그런 행동들에 익숙해져 있고 그런 상황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사진 먼저 찍고 있는 모습이라든지,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발파 작업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 속에서도 장관이라는 사람이 알아서 협의를 잘 하라고 하는 장면은 자신만은 빠져나갈려고 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다보면 씁쓸한 장면들이 참 많다. 그리고 극한의 고립된 공간 속에서도 살아나려고 노력하는 하정우의 모습은 지켜보는것이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도 하정우의 코믹한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살려내려고 하는 모습은 눈에 띄기도 하다. 이렇듯 영화 터널은 현재 우리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런 부류의 영화들 속에서상업적으로 만든 영화라고 생각되어지기도 한다. 슬픈 재난영화이기도 하지만 재미를 잃지도 않고 가져간다는것.
생명이 오고가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특종을 건지려는 기자들의 이기심. 국고의 손실을 이유로 들면서 터널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 정말 슬픈 이야기이지만 남의 일이라는 듯, 한번 쳐다보고는 자신의 일로 돌아가는 사람들. 이렇듯 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많은 부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예상에 맞아떨어지는 상투적인 전개들은 감독의 전작과 비교해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김성훈 감독의 작품 끝까지간다의 경우 그저 그럴듯한 액션 영화일줄 알았지만 숨막힐 듯 빠른 전개와 반전으로 관객들을 현혹시킨바 있다. 하지만 이 터널의 경우, 재난영화라 그럴지는 몰라도 그 틀 속에서 만들려고 한 것처럼 보였다. 그 점이 아쉽다.
그래도 그 아쉬움을 채우는 것은 하정우이지 않나 싶다. 이미 더 테러 라이브로 자신만의 연기의 힘을 보여준 하정우였는데 이 영화에서도 역시 하정우라는 말을 생각나게 했다. 그가 채우는 중간중간의 유머와 극한의 상태에서의 감정 연기는 기억에 남는다.
영화의 주인공은 딸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집을 가다가 터널에 갇혀버렸다. 그 누구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인재이지 않길 바랄 뿐이고 사람의 목숨을 도룡뇽이란 파충류와 비교해 계산하지 않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이런 일들의 경각심을 망각하지 않길 바랄뿐이다.
사진 출처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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