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잉투기

  

제목 : 잉투기

감독 : 엄태화

출연 : 엄태구, 류혜영, 권율, 김준배

정보 : 액션, 드라마│한국│99분│2013-11-14

글쓴이 평점 : ★★★☆ (7점)

 

 

영화 잉투기는 우리 주변에서 요즘 세대들에게서 있을 법한 일들을 이야기하는 영화로, 영화 시작 부분에서도 이 영화가 실화임을 밝히고 있다. 영화 제목 잉투기의 뜻에는 두가지의 뜻이 있다. 체육관의 관장님의 말에 따르면 잉여들이 온라인 상에서 키보드로만 싸우는 것이 아닌 실제 세상에서의 도전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ING+격기의 뜻으로 지금도 계속 해서 싸우고 있는 우리 청년들의 모습을 상징한다.

 

이렇듯 이 영화는 우리 현실 속의 고독한 청년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태식(엄태구)은 디시인사이드 격투갤러리에서 칡콩팥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유저이다. 흔히 키보드 워리어라고 불리는 그는 젖존슨과의 싸움이 있은 후 젖존슨에게 어느날 갑자기 현실에서 기습 공격을 받게 된다. 소위 말하는 현피라는 것을 기습으로 하게 된것인데 이 모습이 동영상으로 촬영되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칡콩팥의 모습은 전국에 퍼지게 되었다. 쪽팔림을 당한 칡콩팥은 젖존슨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서 이를 갈게 된다. 그리고 분노심에 젖존슨을 찾게 되고 잉투기를 열었던 체육관을 찾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영자(류혜영)를 만나게 되고 같이 젖존슨을 찾으러 다닌다.

 

 

 

 

영자도 평범한 여고생은 아니다. 킥봉식에서 준우승을 할 정도로 실력이 있지만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그녀는 학교가 끝난 후 집에 와서는 인터넷 먹방을 한다. 가발을 쓰고 인터넷 방송을 하는 모습은 평소의 그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그런 그녀는 재미가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칡콩팥의 복수를 도와주기로 한다. 물론 그 복수 장면을 자신에게도 꼭 보여줄 것을 약속 받고.

 

젖존슨이라는 자신이 이겨야할 목표가 생긴 태식은 정정당당히 이기기 위해 잉투기에 그를 불러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그를 이기기 위해서 영자와 함께 열심히 훈련을 한다. 태식과 함께 다니던 형 희준(권율)도 열심히 훈련을 하여서 시합에 나가고자 한다.

 

칡콩팥은 젖존슨이라는 트라우마를 지워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잉투기에 젖존슨이 나온다면 그를 무너뜨리고 싶었다. 하지만 대회 당일날 들려온 그의 자살 소식. 인생에서 처음으로 생긴 자신의 목표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었다. 목표가 무너진 태식은 이성을 잃고 방황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영자에게도 실수를 하게 된다. 자신을 좋아해서 그동안 도와준것 아니였냐고. 하지만 영자는 그저 자신의 즐거움만을 위해 칡콩팥의 복수극이 보고 싶었을 뿐이다.

 

 

 

 

어떻게 보면 영화가 정말 미친 사람들을 보여주는것 같기도 하다. 칡콩팥은 같은 갤러리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을 잉여라고, 한신한 놈들이라고 부르며 그들과 어울리는것을 꺼려했다. 하지만 실제로 태식 자체도 잉여였다. 그런 사람들은 인터넷 속에서 자신들만의 잉여로움을 해소했다. 그 결과로 현피까지 가게 된것이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왕따, 그 고독을 영자는 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풀었다. 이렇게 각자 자신들만의 즐거움을 풀었던 현대의 잉여들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람들은 사회의 부적응자라고도 말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보듬어 주어야 할지 그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각각의 사람들의 설명도 생략한채 이 영화는 그저 그들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들의 문제와 고독을 어떻게 푸는지 보여주고 있다.

 

칡콩팥은 미쳐 날뛰며 주위 지나가는 사람들을 마구 팼고 맞았다. 그리고 영자는 학교 교실에 찾아가 책상에 엎드려 멍하니 있는 친구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밀가루를 퍼부었고 길거리에 있는 태식의 모습을 인터넷 방송으로 생중계하였다. 오직 즐거움만이 자신의 즐거움인 영자의 솔직한 행동이다.

 

독립영화로서 신선한 영화였던것 같다. 특히 이번 영화를 찾아 보게 된 계기가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류혜영을 찾아보면서 이다. 매우 매력적으로 나오는 류혜영이 이 영화에도 나와서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에서도 정말 연기를 잘한다. 앞으로 나오는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사진 출처 - daum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