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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영화 리뷰] 사도

싸지 2015. 11. 1. 20:44

  

제목 : 사도

감독 : 이준익

출연 : 송강호, 유아인, 문근영, 전혜진

정보 : 시대극│한국│125분│2015-09-16

글쓴이 평점 : ★★★☆ (9점)

 

 

조선시대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 그리고 정조의 이야기. 이 이야기는 이미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루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그동안의 작품들과 역사의 해석을 같이 했다면 주목을 받지 못했을것이다. 영화 사도는 기존의 작품들과 해석을 달리한다. 기존의 작품들은 보통 노론이 사도세자를 모함하여 그들이 사도세자를 죽이게 만들고 정권을 잡으려고 했다는 식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이야기의 중심에 내세운다.  

 

영조가 만안문이 아닌 경화문을 통과하면서부터 시작된 영화는 사도세자를 불러들이라는 불호령과 함께 우리가 흔히 아는 세자를 뒤주에 가두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면서부터 드러나는 영조와 사도의 이야기,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이다.

 

 

 

 

과거로 돌아간 이야기의 사도세자는 너무나 정상인것처럼 보인다. 어린 사도는 공부를 하기는 싫어하나 총명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공부를 게을리하고 노는 모습에 영조는 못 마땅해 하였다. 영조의 맏아들 효장세자가 일찍 죽고난 후, 영조는 늦게 이복동생으로 사도를 얻었다. 늙은 나이에 겨우 자신의 왕위를 물려줄 아들을 낳았기에 하루 빨리 세자가 자신이 왕위를 물려줄만큼 성장하기를 바랐을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하지 않는것 하나, 옷 입는 것 하나까지 영조의 호통이 이어졌다. 그런 영조의 호통에 숨막힐 듯한 고통을 느꼈던 세자의 심리적 부담감은 말로 다 하지 못 했을 것이다. 이런 사도세자의 심리적 압박감을 유아인은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해주고 있다. 영조의 대리청정을 계기로 사도세자는 심각하게 엇나가기 시작한다.

 

대비가 죽은것도, 중전이 죽은것도 모두 세자의 탓으로 돌리는듯한 영조의 말에 이성을 잃은 사도세자는 대리청정에 들어오는것도 그만 두고 산속에 틀어박혀 있는다. 이런 세자를 대신해 영조는 세손에게 왕위를 물려줄 생각을 하게 된다. 영조가 그 생각을 했을때부터 세자는 죽을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세자의 스승들에게 세자에서 물러나게 하는 상소를 올리라고 할 정도로 영조는 그런 모습들을 보인다. 그리고 나경언이 세자를 모함하는 것을 보고 그 모함의 사실을 따지기 보다는 그동안 세자의 잘못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많은 대신들을 꾸짖었다.

 

 

 

 

세자는 영조가 자신에게 아버지로 다가왔으면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항상 왕으로서 자신을 대할 뿐이었다. 왕으로서의 아버지는 너무 높고 멀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런 사도는 어머니를 더욱 극진히 모신다. 후궁으로서 한번의 영광도 못 누리는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서 중전에 해당하는 예를 갖춰 4배를 할 정도였다. 이를 후에 영조는 세손에게 어찌 역모에 해당하는 일을 따랐느냐고 묻는다. 그에 세손은 아버지의 마음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것은 영조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평생 무시당하며 자신의 이름을 떳떳이 말하지 못했던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사랑의 마음이었음을 세손은 알았던 것이다. 영조와 사도세자는 그 사이의 벽이 너무 커서 서로의 뜻이 전달되진 못했지만 세손을 통해 그 뜻이 전해졌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사도세자와 영조가 죽고 정조가 즉위했을때, 정조는 그때서야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묘에 찾아간다. 실로 오랜만에 찾아간 아버지의 묘를 보며 어머니는 한참을 울었다. 세손이 왕이 될때까지 찾아오지 못했던 그곳. 세손이 왕이 되기위해 죽어야만 했던 사도세자는 그렇게 정조에 의해 위로를 받았다.

 

송강호와 유아인의 연기가 빛나는 이 영화는 조선시대의 정치만을 말하지 않는다. 왕과 세자 사이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먼저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인 그들이었지만, 아버지와 아들로서의 대화는 단절되었고 그로 인해 이런 비극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꼭 그 시대만이 아닌 우리 시대에도 통하는 관점일것 같다.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 단절이 문제는 언제든지 일어나는 문제이다. 그와 같은 일반화된 문제를 통해 조선의 역사를 새로 보는 이 영화 사도는 더욱 친근하고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그리고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진출처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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