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

책 제목 : 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

저자 : 말테 슈피츠, 브리기테 비어만

출판사 : 책세상

 

페이스북 심리학이란 책을 읽고 연관된 책으로 이 책이 있길래 읽어 보았다. 디지털 시대의 자기결정권이란 주제로 꽤나 흥미가 가는 내용의 책이었다. 요즘 세상은 많은 것들이 디지털화되어 우리는 편안한 생활을 해나가고 있지만 과연 그 디지털화된 데이터들은 누가 가져가고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나도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1년에 몇 번씩이고 들려오는 개인정보 유출 뉴스는 이제는 무감각해지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내 데이터를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여전하며 과연 내 데이터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독일 녹색당의 당원으로 일하고 있는 말테 슈피츠는 이 책을 쓰면서 여러 독일의 정보기관과 국가기관, 그리고 기업들에게 자신의 정보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어떤 기업체에 가입을 해도 가입 이용수칙을 보면 개인정보는 본인이 요청할 경우 언제든지 볼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개인정보라고 하면 단순한 주소라든지 그정도만을 말하는 것인지 아주 간단한 내용만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즉, 내 데이터를 가져가고 저장하고 있는 그들은 얼마나 많은 정보들을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말하고 있지 않으며 폐쇄적인 행동들을 취할 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국가나 깅버이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나라는 인물, 나의 태도, 나의 행동이 아니라, 나에 관해 저장된 정보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개인정보들을 저장해두었다가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수사를 할 수 있기에 긍정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사고가 일어나고 나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하고 있었으며 사건이 일어나면 그제서야 데이터를 들추어 본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엄청난 데이터가 쏟아지는 지금, 어찌보면 이것이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데이터를 다 일일히 파악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들만 필요할때에 찾는다는 것이다. 즉,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청어 몇 마리를 잠기 위해 쳐진 그물에 잡혀 나오는 물고기 같은 신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말이 특히 와닿았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새에도 우리의 데이터들이 디지털화되어서 저장된다. 우리는 집을 나서자마자 촬영된다. 수많은 CCTV에 우리들의 모습이 녹화되는 것이다. 즉, 이것도 데이터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용할때마다 기지국과 교신을 하게 되는데 이 기지국들이 점점 더 소형화되어서 우리들의 위치를 점점 더 자세하게 저장하게 된다. 이런 데이터들을 갖고 우리들의 활동반경이라든지, 생활 모습들을 저장된 데이터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데이터들이 범죄 수사에 사용된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가끔 접하기도 하지만 그 프로필들에 내가 들어갈 수도 있다는 것은 영 찜찜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범죄자로서 의심을 안 받고 있는 것은 그들이 정한 프로필에 적합하지 않았을 뿐이다. 어느 누군가의 패턴이 그들이 입력한 패턴과 유사하다면 그 즉시 감시가 들어갈 것이고, 정보들이 활용될 것이다.

많은 디지털화로 인해 정말 편리해진 세상이지만, 지금 글을 쓰는 이 데이터도 저장되어 남게 된다. 모든 것이 남는 이 세상이 조금 두려워지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이러한 수 많은 데이터들을 자기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올바른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